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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근대가 막을 내릴 무렵, 말하자면 중세가 다시 도래하기 직전에 궁수자리와 목성의 온화한 빛을 받으며 태어났다. 내가 출생한 시각은 7월의 어느 따스한 날 초저녁 무렵이었다. 그 시각의 따스한 기온은 내가 평생동안 무의식적으로 좋아하여 늘 찾곤 하던 것이었으며, 없으면 애타게 그리워하던 것이었다. 추운 나라에서는 결코 살 수 없었기에 내 생애에서 자의로 떠난 여행은 하나같이 남쪽으로 향한 것이었다. 신앙심이 깊은 집안의 아들이었던 나는 우리 부모님을 깊이 사랑했다. 어렸을 때부터 내게 제4 계명을 지키도록 가르치시지만 않았더라면 부모님에 대한 나의 애정은 훨씬 더 깊었을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십계명은 언제나 내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 양처럼 순하고 비누방울처럼 다루기 쉬운 성격의 소유자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무리 옳고 좋은 취지의 것이라 할지라도 규율이라고 하는 것에는 무조건 반항적인 태도를 취했다. "너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내 마음 속에 있는 모든 것이 반대 방향으로 돌아섰고 그럴수록 나는 고집 불통이 되어갔다. 사람들은 그러한 성격이 내 학창시절에 심각하고 불리한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선생님들이 이른바 세계사라고 하는 흥미로운 교과목에서 우리에게 가르친 바에 의하면, 세계는 기존의 법을 깨고 스스로 법을 정하는 자들에 의해 지배되고 조종되며 변화된다고 하였다. 또한 그와 같은 인간들이 존경을 받을만하다고 우리는 배웠다. 그러나 그것은 그 나머지 수업과 마찬가지로 거짓에 지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우리 가운데 누군가가 좋은 의도든 나쁜 의도든 간에 용기를 내어 어떤 규율, 혹은 단순히 어리석은 관행 내지 유행에 맞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