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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살이 되면서 내게 확실했던 것은 시인이 되거나 그렇지 않으면 아무 것도 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당혹스럽게도 다른 생각이 고개를 들어 차츰 그러한 확고함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우리는 교사나 목사, 의사, 수공업자, 상인, 우체부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음악가나 화가, 건축가가 될 수도 있다. 이 세상의 모든 직업에는 반드시 어떤 길이 있고 자격 여건이 따르기 마련이며, 학교나 초보자를 위한 수업 같은 것도 있다. 다만 시인이라는 직업에는 그런 것들이 없다. 시인이 된다는 것, 말하자면 시인으로서 성공하여 유명해진다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임에 틀림없으나 유감스럽게도 대부분은 죽고 나서야 그런 영광을 누리게 된다. 시인이 된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시인이 되고자 하는 것은 우스꽝스럽고 수치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나는 곧 깨닫게 되었다. 그 상황에서 배울 점이 무엇인지 나는 금방 터득했다. 즉, 시인이라는 직업은 그냥 타고나는 것이지 억지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게다가 선생들은 문학과 자신의 문학적 재능에 관심이 있는 학생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고 그런 학생은 의심을 받거나 비웃음의 대상이 되었으며 심지어는 치명적인 모욕을 당하는 일도 적지 않았다. 시인의 길은 영웅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험난해서, 강인하고 의기양양하며 예사롭지 않은 모습을 갖추고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난 날 시인들은 근사했고 모든 교과서는 그들에 대한 찬사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현재 실제로 시인들은 미움을 받고 있으며, 아마도 선생들이 바로 훌륭하고 자유분방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것과 위대한 행위가 이루어지는 것을 애초부터 막는 임무를 수행하도록 교육 받고 고용된 자들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