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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내가 그와 같은 오해를 아무렇지도 않게 웃어넘겼을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를 못했다. 사실상 하찮은 일에 불과했던 그 체험은 내 인생에서 제2의 대전환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기억할지 모르겠으나, 제1의 전환기는 내가 시인이 되겠다는 결심을 분명하게 자각하게 된 그 순간이었다. 그때까지 모범생이었던 헤세는 그 순간부터 불량 학생이 되어 벌을 받거나 내쫓기기 일쑤였으며, 어디에서도 행실이 좋지 못하여 부모님에게 끊임없이 근심을 안겨드렸다. 그 모든 것이 단지 세상과 자기 마음의 목소리 사이에서 화해의 가능성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와 같은 갈등이 전쟁과 더불어 또 다시 반복되고 있었다. 나는 그 이전까지 평화로운 관계를 맺고 있던 세상과 대립하고 있는 나 자신을 다시 한번 보게 되었다. 또 다시 내가 하는 일은 모두 실패로 돌아갔고, 또 다시 나는 혼자였으며 비참했다. 또한 내가 말하고 생각하는 것은 모두 다른 사람들에 의해 적대적인 것으로 오해를 받았다. 내게 바랄만하다고 여겨지며 합리적으로 보이는 것과 현실 사이에 절망적인 심연이 놓여있는 것을 나는 또 다시 보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자기성찰을 피할 수 없었다. 내가 짊어진 고뇌의 원인을 외부에서가 아니라 나 자신에게서 찾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으며 또 그럴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왜냐하면 전 세계가 미쳤으며 야비하다고 비난한 권리는 사람이나 신을 막론하고 아무에게도 없다는 것을 나 스스로 깨달았기 때문이다.